어떤 두 물체 사이의 거리를 측정할 때는 자를 이용한다. 하지만 우주에 위치하고 있는 특정한 천체까지의 거리를 자로 측정할 수는 없다. 또한 우리는 전자기파만을 이용해서 우주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이를 신체로 생각하면 시각만을 이용하여 정보를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각만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가능한 일이다.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어떠한 천체가 2배 멀어지면 밝기는 4배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지구로부터 천체까지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몇 가지 측정방법을 알아보자.

ⓒ. www.nasa.gov
ⓒ. www.nasa.gov
1. 거리<1AU: 전파

거리가 1AU 미만 즉, 태양과 지구사이에 있는 천체는 레이더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한다. 지구에서 레이더를 이용해 전파를 발사하고, 다시 돌아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해 거리를 잰 대표적인 예로 달이 있다. 1950년대부터 달에 전파를 발사하여 이것이 달 표면에서 반사하여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서 달까지의 거리를 쟀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매우 부정확했기 때문에 아폴로 우주선에 의해서 달 표면에 반사기가 설치되었다. 이 반사기를 통하여 지구에서 쏜 전파가 반사기에 반사되어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이를 통해 1982년에는 오차 50cm이하의 정밀한 거리 측정이 가능해졌다.

2. 1AU<거리<200pc: 연주시차

1AU초과 200pc미만의 범위에서는 연주시차를 이용해서 거리를 측정한다. 지구는 이심률이 매우 작은 타원 궤도롤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즉, 이심률이 매우 작다는 것은 원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때 6개월을 주기로 지구의 위치는 궤도에서 정 반대편에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어떤 천체를 바라볼 때에 각도의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를 연주시차라고 부른다.

별의 연주시차 ⓒ http://yjh-phys.tistory.com/107
별의 연주시차
ⓒ http://yjh-phys.tistory.com/107

지구와 태양사이의 거리는 지구와 천체까지의 거리보다 매우 작다고 볼 수 있으므로 지구와 태양에서 천체까지의 거리는 서로 같다고 볼 수 있다. 별을 중심으로 지구와 태양을 지나는 원을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호도법을 쓰게 되면 별까지의 거리와 연주시차의 곱은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된다. 연주시차는 관측을 통해 알아낼 수 있고, 지구와 태양사이의 거리는 알고 있으므로 별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1838년에 프리드리히 베셀은 최초로 연주시차를 이용하여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했다. 연주시차를 이용하여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의 단점은 가까운 별들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별들이 매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연주시차가 굉장히 작다. 따라서 정밀한 측정이 어렵고, 먼 별일수록 오차가 커지게 된다.

3. 200pc<거리<10000pc: 분광시차법과 주계열 맞추기

200pc 초과 10000pc 미만의 거리는 분광시차법과 주계열 맞추기를 통해서 측정할 수 있다. 분광시차법은 천체의 스펙트럼을 이용해서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별을 분광 관측을 하게 되면 흡수선이 나타내게 된다. 흡수선은 별의 대기가 별에서 나오는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우리가 관측할 때에 그 파장대의 빛이 보이지 않게 되는 현상이다. 흡수선은 항성대기의 압력차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그 압력차는 또다시 중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중력은 별의 질량과 관계가 되므로 별의 절대등급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절대등급과 관측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겉보기등급을 이용해 (m: 겉보기 등급, M: 절대 등급, r: 별까지의 거리)의 거리-지수식에 대입하면 거리를 구할 수 있다.

주계열 맞추기는 우리은하와 성단의 H-R도를 비교함으로써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H-R도는 헤르츠스프룽과 러셀이 별의 등급과 스펙트럼형에 따라 별을 그래프에 나타낸 것이다. H-R도는 대부분 아래의 그림과 같이 나타난다. 우리은하의 H-R도는 이미 관측을 통해 알고 있다. 성단의 H-R도 또한 관측으로 알 수 있는데 우리은하의 H-R도와 다른 은하나 성단의 H-R도의 안시등급을 비교해보면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

별의 표면온도와 절대등급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인 H-R도 이다. ⓒ. http://orange4j.com.ne.kr/H-R.htm
별의 표면온도와 절대등급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그래프인 H-R도 이다.
ⓒ. http://orange4j.com.ne.kr/H-R.htm
4. 10000pc<거리<25Mpc

10000pc와 25Mpc사이의 거리는 세폐이드 변광성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세폐이드 변광성은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별이다. 이 주기가 별의 절대등급과 비례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측정하여 별의 절대등급을 알 수 있다. 세폐이드 변광성을 관측하여 겉보기 등급을 알게 되면 거리-지수식에 대입을 해서 거리를 구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거리를 알아낸 예로 허블의 안드로메다 거리측정을 들 수 있다. 1920년대 초반에는 안드로메다가 우리은하 외부에 있는 은하인지 우리은하 안에 있는 성운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 때 허블은 안드로메다에 있는 세폐이드 변광성을 관측함으로서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가 먼 것을 알아내었고, 안드로메다가 우리은하 내부의 성운이 아닌 은하 밖에 멀리 떨어진 은하라는 것을 밝혔고,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거리를 측정하는 것이다. 거리를 측정함으로써 천체의 절대등급, 천체의 크기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거리를 측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천문학자들은 거리를 알아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먼 거리에 있는 천체의 거리를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측정할 수 있는 거리는 우주의 전체 크기의 매우 일부에 불과하다. 인류는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더 먼 거리에 있는 천체의 거리를 측정하려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글  최성범 (choisb3631@gmail.com)

SIMILAR ARTICLES

comments powered by Disq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