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 MARS
“걔 어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 남자는 그저 친구일 뿐이다. 같이 자주 밥을 먹고, 때론 술도 먹고, 시간을 보낼 때가 많지만 그건 그저 우정일 뿐. 같은 동아리, 혹은 같은 과라서 물리적으로 부딪히는 시간이 많은 것뿐이지, 절대로 이성으로 호감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게 스스로를 속이며, ‘착각’하고 있는 대상이 가끔 있다.

너무 지겹도록 봐서, 새로울 것도 없는, 이성으로서 두근거림이나 떨림이 전해지지 않는 그런 사람 친구. 마치 동성 친구들한테 대하듯 격없이 센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또 자신의 애인과 겪는 사소한 연애 상담까지 부탁하며 조언을 구하는 그런 사람.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예상치 못한 계기로, 상대방에게 숨겨져 있던 이성적 매력을 깨우치는 순간이 있다. 그 뒤 자꾸 신경 쓰이고, 스스로 그 친구에 대한 사랑을 이해할 수 없다.

너무 자주 봐서 이제는 지겨울 정도인 그저 친구.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묘한 반전 매력이 느껴지는 그런 존재. 우리 인류에게 있어, 가장 가깝고도 먼 화성이 그런 대상이 아닐까. 진부한 동시에, 신비로운 세계. 드디어 알듯 모를듯 한 화성이 베일에 싸여있던 자신의 숨은 매력을 서서히 우리 인류에게 들춰내기 시작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화성의 요란한 데뷔

1960년대 인류가 드디어 꿈만 같던 유인 달 탐사의 역사를 시작하면서, 달에는 토끼가 살지 않고, 그저 희뿌연 흙먼지로 뒤덮인 재미없는 곳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초반 인류의 달 착륙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잦아들었다. 구소련의 첫 인공위성 발사 때만 해도, 자기네 앞마당으로 추락하는 것은 아닌지 유의 주시하던 사람들은, 이제 암스트롱 이후 달에 여러 번을 착륙해도, 별 관심을 갖지 않을 정도로 역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이제 그 다음 목표, 화성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사실 화성은 오래 전부터 많은 천문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주 매력적인 세계였다. 우선 화성은 멀고도 가깝다. 화성은 지구 주변을 맴도는 달을 제외하고 가장 가까운 외부 천체이다. 당장 달처럼 로켓을 타고 사람이 다녀오기에는 먼 거리에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아주 멀지는 않아서 지상 망원경으로도 충분히 화성의 자세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탈리아 천문학자 조반니 스키아파렐리 (Giovanni V. Schiaparelli, 1835 ~ 1910)는 망원경으로 화성을 바라본 결과를 담은 자신의 논문에서 화성의 표면에 물이 흐른 듯한 흔적이 있다는 내용을 처음으로 담았다. 원래 그는 당시 이탈리어로 물이 흐르며 자연적으로 생긴 ‘물길’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Canali’ 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 즈음 미국의 천문학자이자 당시로서는 꽤 잘나갔던 금수저, 퍼시벌 로웰 (Percival L. Lowell, 1855 ~ 1916)은 구경 24인치의 꽤 커다란 망원경을 통해 화성을 자세하게 들여다봤다. 그 역시 화성의 표면에서 물이 흐른 듯, 마치 지구의 강줄기처럼 길게 뻗어 곳곳으로 갈라진 흔적을 발견했는데, 조반니의 ‘물길’ 이라는 말을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운하’를 뜻하는 ‘Canal’로 잘못 번역했다. 삽시간에 화성에 살고 있는 문명이 운하를 만들어 놓았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곳곳으로 퍼지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남을 초월번역이 아닐까 싶다.

이후 이런 발표는 많은 영화 소설 작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다양한 화성인들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항상 지구로 쳐들어오는 외계인은 고향이 화성이었다. 지구 바깥에도 생명체, 아니 지적 문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상상력을 열어준 첫 사건이었다. 지금까지도 외계인과 화성인을 거의 동의어처럼 사용하고 있으니.

그저 그런 행성, 화성의 몰락

달에서 볼장 다 본 인류는 이제는 화성에서 재미 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화성에 최소한 풀뜨더기 몇 개, 벌레 몇 마리라도 살고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안고 인류는 화성을 향해 계속해서 쉬지 않고 로봇을 날려 보내고 있다.

이론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가장 환경이 비슷한 곳은 화성이다. 따라서 만약 지구가 아닌 다른 태양계 행성 어딘가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면, 그나마 화성에서 기대해볼 수 있다. 태양으로부터 지구보다 조금 더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평균 기온은 더 낮기도 하다. 지역별로 햇살을 받는 정도에 따라 약 30도에서 -140도를 오르내리며, 평균 온도는 섭씨로 약 -60도 정도. 한때 지구에 정말 매서운 한파가 전 세계적으로 찾아와, 특히 미국 북부에 폭설과 한파가 불어 닥쳤을 때, 일부 미국 네티즌들은 어째서 우리 마을이 화성보다 더 추운 거냐며 푸념한 적도 있다.

1956년 처음으로 화성 곁을 성공적으로 지나가며 단 21장의 화성 사진을 보내준 우주 선원 매리너 4호 (Mariner 4)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탐사선이 화성을 탐사했다. 화성에 정말로 거대한 인공 물체가 있는지, 드디어 직접 화성에 가서 그 의문을 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화성 주변을 맴도는 궤도선과, 화성 표면에 착륙한 로봇들이 보낸 자료에 따르면 화성도 달 못지않게 굉장히 따분하고 심심한 곳에 불과했다.

달이 ‘흰색 노잼 (The Boring White)’ 라면, 화성은 ‘붉은 노잼 (The Boring Red)’ 정도이려나.

지금껏 화성에 착륙한 많은 탐사선들의 주된 임무는 화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이나, 존재를 암시하는 징후를 포착하는데 있다. 미생물을 포함한 많은 지구 생명체들이 신진대사나 생명활동을 하면서 만들어내는, 유기 물질이나 가스 성분을 검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러나 화성에 착륙해 그 토양 속 성분을 검출하고, 간단한 화학 실험을 시행했던 바이킹 (Viking) 탐사선은 뚜렷한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사실 바이킹 착륙선의 똑같은 모델을 가지고 지구의 메마른 사막에서 시험 삼아 똑같이 작동했을 때에도, 생명의 흔적이 없다고 하는 결과를 얻었던 사례가 있기 때문에, 바이킹 탐사선의 실망스러운 발표를 곧이곧대로 신뢰할 수는 없다는 비판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처럼 화성에 도착한 탐사선들은 반복해서 차갑게 메마른, 붉은 사막의 모습만 보내줬고, 운하와 함께 시작되었던 화성 생명체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다시 힘을 잃게 되었다. 화성도 그저 그런 재미없는 행성 중 하나에 불과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화성의 반전미, 놀라운 과거사

생명을 이루는 가장 주된 성분 중 하나는 물이다. 따라서 생명체의 징후를 찾기 위해서는, 그 행성에 물이 존재하는지를 먼저 탐사해야한다. 화성 탐사 역시, 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화성에서의 물의 존재 여부가 탐사의 핵심이다. 그리고 곧 이어 그동안 그저 재미없고 시시해보였던 화성에서 그동안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흥미로운 매력이 발굴되기 시작했다. 드디어 화성에서 물이 발견된 것이다.

2002년 화성의 극지방을 지나는 궤도를 따라 화성 주변을 맴돌며, 화성의 지도를 자세히 그리고 성분을 분석했던 ‘2001 마스 오디세이 (2001 Mars Odyssey)’ 탐사선은 화성의 정수리에서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지구로 치면, 남극 북극에 해당하는 화성의 정수리, 극지방에서 하얗게 얼어붙은 얼음 지대가 발견된 것이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극지방으로 갈수록 내리쬐는 태양의 고도가 더 낮아지면서, 평균적으로 더 추운 날씨를 갖게 된다. 화성의 극지방에는 대부분 이산화탄소와 물 일부가 함께 응결되어있다. 지구의 얼음이라기보다는, 드라이아이스와 비슷한 상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곳을 화성의 ‘극관 (Polar Region)’이라고 부른다.

화성도 지구처럼 자전축이 살짝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화성이 태양 주변을 공전하면서 주기적으로 내리쬐는 햇빛의 각도가 변화한다. 그 결과, 화성에서도 지구처럼 일정한 주기로 평균 기온이 오르내리는 계절 변화를 겪게 된다. 흥미롭게도 그 계절 변화는 화성의 극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비교적 화성의 기온이 따뜻해지는 화성의 여름 시기가 찾아오면, 화성의 극관은 일부가 증발해 하얀 면적이 줄어들고, 반대로 추운 겨울 계절이 다가오면,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이 얼어붙으며, 하얀 극관의 면적이 넓어졌다. 계절이 규칙적으로 바뀌면서, 이러한 극관의 면적 변화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

화성의 극관을 조사했던 ‘2001 마스 오디세이’ 탐사선의 이름을 보면, 스탠리 큐브릭의 대표적인 SF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 2001>을 본뜬 천문학자들의 너드(Nerd)스러운 작명 센스를 엿볼 수 있다. 영화에서 인류는 달을 거쳐, 목성으로 가지만, 실제로 2001년 오디세이는 화성에서 펼쳐졌다. 그리고 화성의 극지방에서 차갑게 얼어붙은 모노리스를 발견한 셈이다. 이때부터 인류는 그동안 뻔해 보였던 친구, 화성에게서 예상치 못한 호감이 다시 느끼기 시작했다.

화성 탐사 초창기에서 중반기까지 발견된 물의 형태는 실존하는 액체 상태의 물이 아닌, 과거 물이 흘렀던 강줄기의 흔적이나, 표면과 지하에 일부 얼어붙어있는 형태로 간접적으로 확인된 형태였다. 물론 대중들의 관심을 사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의 매력이었지만, 최소한 과거에는 화성도 지금의 지구처럼 물이 풍부한 행성이었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열게 된 것이다.

화성은 지구보다 약 절반 정도로 사이즈가 작다. 즉 지구보다 더 힘이 약하다.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지구만큼 충분히 많은 기체를 붙잡아 꽤 괜찮은 대기를 조성할 힘이 없다. 화성이 형성된 직후에는 지구처럼 대기가 두꺼웠을지 모르지만, 그새 다 화성을 탈출해 버렸고, 지금은 화성의 대기압은 0.006기압 수준으로 지구의 1000분의 6 수준에 달한다. 물 역시 진작에 모두 증발해버렸고, 그나마 낮은 기온 덕분에 지하 땅 속이나, 추운 극지방, 그리고 그늘 진 일부 표면에 아주 소량 얼어붙어있다. 그렇게 겨우 버티고 화성에 남아있는 얼음 부스러기들만이 최선을 다해, 과거 이곳이 물의 천국이었다는 티를 내고 있다.

화성의 극지방에서 발견된 얼어있는 얼음 지대. 따뜻한 계절이 되면 하얀 얼음 면적이 줄어든다. ⓒ ESA European Homepage for the NASA
화성의 극지방에서 발견된 얼어있는 얼음 지대. 따뜻한 계절이 되면 하얀 얼음 면적이 줄어든다. ⓒ ESA European Homepage for the NASA
화성에서 발견된 흐르는 물의 흔적

2008년 천문학자들은 오디세이 탐사선이 물의 존재를 의심했던, 바로 화성의 극지방으로 직접 탐사선을 착륙시켰다. 화성을 향해 9개월을 날아가, 낙하산을 피고 무사히 착륙한 피닉스 (Phoenix) 탐사선은 착륙한 직후 지구로 사진을 보냈는데, 그 사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 발견되었다. 착륙 직후 찍힌 탐사선의 사진 모서리에서 살짝 보이는 탐사선의 로봇 다리에서 작고 동그란 것들이 맺혀있었다. 마치 액체 물방울이 응결된 것처럼!

아쉽게도 로봇의 카메라는 탐사선의 다리를 살펴보려고 디자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리에 둥글게 맺힌 것이 실제로 물방울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진은 시작에 불과했다.

피닉스에게는 작은 삽이 있어서, 천천히 화성 표면에 쌓인 흙을 긁으며, 그 속의 성분을 조사했다. 천문학자들이 오디세이의 결과를 통해 기대했던 대로, 화성의 극지방은 흙을 조금만 파면, 그 아래 차갑게 얼어있는 물 얼음이 발견되었다. 게다가 피닉스가 하늘을 향해 레이저를 발사해 조사한 결과, 화성의 극지방에서 내리는 ‘눈 (Snow)’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드라이아이스 조각이 아니라, 지구에서 내리는 것과 같은 물이 얼어 만들어진 진짜 눈이었다! 추운 화성에서는 지금도 눈이 내리고 있다.

하늘에서 내린 눈은 다시 햇살이 내리 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낮 시간이 되면, 바로 기체로 승화한다. 고체 얼음과 기체를 오가며, 대기와 지면을 반복해서 왕복하는, 화성에서의 물 순환 시스템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다. 지구에 비해서는 어설프기는 하지만, 화성 나름대로의 순환계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2015년, 드디어 천문학자들은 화성의 표면에서 ‘얼지 않고’ 버젓이 존재하는 액체 물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실제로 물이 흐르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낸 것은 아니지만, 물이 흐르면서 일으킨 산사태를 확인했다. 똑같은 언덕 지대를 촬영한 다른 날짜의 사진들을 비교한 결과, 따뜻한 계절이 찾아와 표면에 얼어있던 물이 녹으면서, 언덕이 물과 함께 무너져 내린 흔적이 포착된 것이다. 영원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따뜻한 계절이 오면 화성 표면에도 지구처럼 액체 상태의 흐르는 물이 존재하고 있다.

몇 달 전 화성에서의 1,000일을 넘기고 계속 임무를 수행 중인 큐리오시티 (Curiosity) 탐사선을 비롯해, 지금껏 많은 인간의 탐사선들이 화성에 구멍을 내고, 바퀴자국을 남기며 곳곳을 돌아다녔다. 반복된 조사를 통해, 화성의 메마른 지면 바로 아래에는 곳곳에 물이 얼어붙어 있다는 것이 지금은 당연한 사실처럼 되어버렸다. 심지어 화성 탐사선들이 남긴 움푹한 바퀴 자국 사이로 들어난 지면 아래 얼음의 모습들도 가끔 확인되고 있다. 화성은 인간이 가장 많은 낙서를 남긴 지구 바깥 행성이다. 이제는 인간의 발자국만 남은 듯하다.

매번 갈 때마다 풀 한포기 없는, 붉게 얼어붙은 돌무더기의 모습만 재확인할 뿐이지만, 우리가 화성에 쉬지 않고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그나마 그리 멀지 않다는 거리적 장점과 조금만 더 하면 정말 생명의 징후가 나올 것 같다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다. 정말 썸이라도 타듯, 항상 화성은 탐사선들이 하나씩 갈 때마다 자신의 매력을 한꺼번에 노출하지 않고, 아주 조금씩만 추가로 보여준다. 화성은 볼매, 말 그대로 파면 팔수록 더 매력적인 그런 곳이다.

감칠맛 나는 화성의 어장 관리에 놀아나고 있는 우리는, 아마 앞으로도 쉬지 않고, 정말 인류가 화성에 발을 디디게 될 그 날 까지 계속해서 화성을 넘보지 않을까. 조금만 더 꼬시면 화성이 넘어올 것만 같으니까!

큐리오시티 로봇을 싣고 화성에 착륙하기 위해 낙하산을 펼치고 있는 모습 ⓒ NASA
큐리오시티 로봇을 싣고 화성에 착륙하기 위해 낙하산을 펼치고 있는 모습 ⓒ NASA
관심종자 화성의 끊이지 않는 스캔들

가끔 화성에 운석이 충돌하면서 떨어져 나온 화성의 부스러기 중 일부가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 지구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탐사선을 발사하지 않고도, 고맙게도 화성의 조각이 직접 우주를 여행해 지구로 찾아온 셈이다. 이처럼 드물게 메이드 인 화성 운석이 지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 ALH84001은 화성 운석 중 가장 유명한 녀석이다.

이 운석에서 바로 화성 미생물의 화석으로 보이는 구조가 발견되었다. 100nm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이지만, 겉보기에 정말 무슨 지렁이처럼 생겼다. 대중적으로 꽤 잘 알려진 저명한 저널 <사이언스> 지에도 이 발표가 소개되면서, 대중적으로 외계 생명체를 기다렸던 많은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아쉽게도 아직도 명확하게 실제로 고대 화성 생명체의 흔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주류 천문학자들은 화석이 아닌, 다른 자연적인 지질학적 현상에서 그 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항상 화성은 크고 작은 생명체 스캔들로 항상 시끄러운 곳이다. 화성 탐사선들이 보내오는 막대한 양의 사진들은 천문학자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 누구라도 인터넷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구경할 수 있다. 일부 시간이 아주 많이 남는 세계 곳곳의 잉여킹들이 그 방대한 사진 아카이브들을 뒤지며, 흥미로운 사진들을 건질 때가 있다.

마치 지구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처럼, 거대한 사람의 얼굴을 한 듯 한 화성의 ‘인면암 (The Face on Mars)’ 부터, 이구아나를 닮은 형체, 숟가락에서 UFO의 부품으로 의심되는 각진 바위까지. 심지어 큐리오시티의 고해상도 카메라에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마치 누가 먹다 버린 젤리 도넛 같은 물체가 시야에 갑자기 등장하기도 했다.

ⓒ NASA / Viking
ⓒ NASA / Viking

이를 근거로 일부는 과거 원시 화성에는 단순히 물이나 미생물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지금의 지구처럼 꽤 발달한 수준의 문명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금 화성에서 발견되는 이런 흔적들은 모두 오래전 화성에서 살았던 고등 문명의 문화재라는 것이다. 심지어 지금 지구에서 터전을 잡아 살고 있는 우리가, 아주 오래전 화성에서 지구로 이주한 조상들의 후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학계에서 딱히 인정받는 저명한 저널은 아니지만, 실제로 어떤 물리학자는 화성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있는 방사성 물질들의 분포를 근거로, 고대 화성에 살았던 조상들이 핵전쟁으로 인해 멸망했다는 이야기를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대부분 이런 이야기들은 사진의 허접한 해상도와 사람들의 귀여운 상상력이 결합하면서 만든 SF 들이지만, 항상 현실보다는 드라마가 더 달콤한 법. 엘도라도나 아틀란티스의 화성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테라포밍 #로맨틱 #성공적

지금까지 화성이라는 행성 하나에만 투자된 예산과 연구 기간을 합하면, 머지않아 화성에서 살아있는 날파리 하나라도 발견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지금까지 아직도 명확한 생명체의 ‘빼박’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더 억울하게 다가올 지경이다. 그러나 지구의 천문학자들은 한결같다. 지금도 20년, 30년 이후에 날려 보낼 차기 화성 탐사선들이 이미 예약되어 있다. 결국 언젠가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이제 인류는 단순히 화성이 제공해주는 과거 전성기의 파편을 운 좋게 줍는 것 뿐 아니라, 아예 직접 화성의 환경을 개척해 나갈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직접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해서, 그곳의 환경을 지구처럼 우리가 살기에 적합한 상태로 바꿔나가는, 화성의 지구화 (Terraforming) 혹은 식민지화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멀리서 화성의 눈치를 보며 정말로 화성의 ‘속마음’이 ‘촉촉한지’ ‘메말랐는지’를 간을 봤다면, 이제는 우리가 아예 적극적으로 먼저 화성에 다가가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화성은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진짜 해볼 만한 그런 곳이다. 지금은 어릴 때 무슨 일을 겪었는지, 생명체가 살기에는 서툴고 허접한 곳이 되어버렸지만, 분명 과거에는 가슴 따뜻한 곳이었고, 또 우리가 조금만 도와주면 다시 예전처럼 로맨틱한 곳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화성을 로맨틱하게 생각하는 게 참 신기해요. – 파스칼 리 (천문학자)

어떤 행성에 문명이 싹트기 위해서는, 그 행성의 적합한 환경과 함께 그 환경을 교묘하게 잘 이용할 줄 아는 영특한 생명체의 노력도 동시에 필요하다. 사랑도 마찬가지. 사랑은 일방적인 봉사활동이 아니다. 결국 사랑은 ‘주거니 받거니’하는 상호작용의 하나일 뿐. 혼자 덩그러니 앉아, 그 혹은 그녀가 먼저 대시 해주기만을 기다리며, 눈치만 보다가는 때를 놓칠 수 있다.

그 사람은 나에게 있어 친구와 썸 사이를 오가는 애매한 화성이지만, 나 역시 그 사람에게는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애매한 화성이다. 그 사람이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그 사람의 애매한 행동 하나하나를 캐물으며, 고민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가 직접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도록 테라포밍 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한 스푼의 흙더미를 걷어내고, 차갑게 메말라 버린 그 혹은 그녀의 마음을 촉촉하게 녹여줄, 테라포밍.

실제로 하와이 사막에서 1년 동안 우주복을 벗지 못하고, 머지않아 화성에서의 첫 발을 준비하고 있는 우주인들은 어쩌면, 우주에서 가장 로맨틱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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