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위험을 인지하여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아니면 음악 감상을 통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이런 우리의 감각들이 변하면 어떻게 될까? 실생활에선 감각의 변화가 일어나는 일이 없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그 이야기가 다르다. 그렇다면 우주에선 감각에 어떤 변화들이 생기는지 알아보자.

우주선 안에서 움직일 때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발끝으로 바닥을 밀면서 이동하게 된다. 이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 오래있다보면 발끝의 촉각이 예민해지는 경우가 잦다. ⓒhttp://www.esa.int
우주선 안에서 움직일 때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발끝으로 바닥을 밀면서 이동하게 된다. 이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 오래있다보면 발끝의 촉각이 예민해지는 경우가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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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에 감각이 없으니 어떻게 된 거요?

우주에 있을 때 나타나는 첫 번째 변화는 감각들이 대체적으로 둔해진다는 것이다. 미각 그리고 후각이 이에 해당된다. 후각의 변화로 인해 커피를 마시더라도 커피의 향을 느끼지 못하고 단순히 쓴 맛이 나는 액체처럼 느껴지는가 하면, 미각이 둔해짐으로써 우주 비행사들은 지구에 있을 때보다 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고 한다. 만일 우주관광이 현실화되어 우주여행을 간다면 휴대용 고추장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우주관광 필수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주에선 미각과 후각이 둔해질까? 그것은 중력과 관련이 있다. 지구에선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존재하는 체액들이 전부 상대적으로 아래쪽으로 쏠리게 되는데 우주에선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체액들이 반대로 머리 쪽으로 모이게 된다. 이로 인해 얼굴이 전체적으로 부어오르게 되는데 이 때문에 감기가 걸린 것처럼 미각과 후각이 둔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 효과는 찰리 브라운 효과(Charlie Brown Effect)라고 불리는 데, 체액들이 머리 쪽에 모여 얼굴이 부어올라 동글동글해지는 모습이 만화 [피너츠]에 나오는 찰리 브라운과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이렇게 후각이 둔해지더라도 아주 강렬하게 느껴지는 냄새가 있다. 그것은 바로 우주의 냄새다. 많은 우주비행사들은 우주 유영을 하고 돌아오면 우주복에 이 냄새가 강하게 배어서 바로 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우주비행사들마다 이 냄새를 다르게 묘사하는데, 화약 냄새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테이크 냄새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냄새는 우주 내에 퍼져있는 화학물질에 의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우주에 있다면 미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핫소스는 필수품이 된다. 밥을 먹는 우주비행사들 뒤에 핫소스가 보인다. ⓒhttp://i.space.com/
우주에 있다면 미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핫소스는 필수품이 된다. 밥을 먹는 우주비행사들 뒤에 핫소스가 보인다.
ⓒhttp://i.space.com/
우주에선 돋보기가 필수품

찰리 브라운 효과는 단순히 우리 얼굴을 동글동글하게 만들고 미각과 후각을 변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시각도 변화시킨다. 우주에서 우리는 평상시보다 시야가 흐릿해진다. 이는 체액에 의해 우리 얼굴이 부풀어 오르면서 우리의 눈과 시신경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 영향으로 인해 눈과 시신경의 변화를 일으켜 점차 우리의 눈은 원시가 된다. 시신경의 경우, 다시 지상으로 내려올 경우 정상화되지만 눈에 끼치는 영향은 지상에 돌아와도 쉽사리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시야가 흐릿해져도 우주에서 잘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잘 보이다 못해 눈을 감아도 그것을 볼 수가 있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니 대체 무슨 말인지 감이 안 잡힐 것이다. 우주비행사들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눈을 감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조그마한 빛이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아폴로 계획에 참가했던 우주비행사들은 빛의 반짝임을 약 3분마다 볼 수 있었다고 하니 빛이 얼마나 자주 보이는 지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요상한 빛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빛의 정체는 우주선(Cosmic Ray)이라고 부르는 우주에 널리 퍼져있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입자들에 의한 것이다. 이 입자들은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우리의 눈을 통과할 수 있는데 (X선이 우리 몸을 통과하는 것과 동일하다.) 이로 인해 빛이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우주에서의 감각 변화를 보면 인간은 지구에서 사는 데에 제일 적합하다는 사실과 함께, 체중계 앞에 설 때 하염없이 탓하기만 하던 중력에 감사하게 된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우주에 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감 중에서 청각 그리고 촉각은 우주에 있어도 지구에 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아쉽게도 청각의 경우, 우주에서 사용할 일은 굉장히 드물다. 우주는 거의 진공 상태이기 때문에 소리가 전달되지 못한다. 그래서 우주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인터넷에서 ‘우주의 소리’라는 이름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들은 우주 내에 존재하는 파동을 같은 주파수를 가지는 음파로 변환시켜서 만들어낸 소리이다.1)

촉각의 경우 인체의 특정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우주에선 중력이 없기 때문에 걸어 다니는 일이 없고 발끝으로 바닥을 툭툭 차면서 이동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우주에 오래 있을 경우 발 끝 부분의 촉각이 예민해지는 경우가 잦다.

우주에서의 감각 변화는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단순히 물리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몇몇 우주비행사들의 경우, 후각과 미각이 둔해짐에 따라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아 우울증의 조짐까지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주에는 이러한 어려움을 무릅쓰고 올라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2)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감각적 장애물을 뛰어 넘기며 우주에 올라갈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무릅쓰고 사람들이 우주에 올라가는 이유는 우주엔 아직도 무한한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우주는 또 한 발짝 우리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1 )  http://www.nasa.gov/vision/universe/features/halloween_sounds.html

2)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총 6명의 승무원들이 체류 중이다.


참고자료

smell, Taste. and sight in Space : https://www.psychologytoday.com/blog/sensoria/201407/smell-taste-and-sight-in-space
The five Senses in Space : http://www.asc-csa.gc.ca/eng/search/video/results.asp?search=se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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