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하늘에서 지금의 하늘까지…

 

“우주는 인류가 먹을 것이 없어서 기진맥진해 누워서 굶어 죽어 가는 중에도
하늘을 보며 마지막으로 궁금해 할 대상이야.
그러니 천문학이 가장 먼저 시작한 학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오래 남을 것이기도 하지.”

– 이석영, 초신성의 후예, 사이언스북스, 2014.

과거, 사람들은 하늘을 선망했다. 그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늘을 바라고, 하늘을 꿈꾸었다. 사람들은 소망을 담아 별에 이름을 붙이고, 밤하늘의 별들을 이어 신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붙였다. 또 사람들은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은 하늘을 관찰하면서, 하늘이 움직이는 규칙과 그 변화들에 대해 연구했다. 그렇게 하늘은 사람의 열망을 담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바라고 있다.

 

서양, 하늘을 관측의 대상으로

서양 천문학의 발상지는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등지였다. 특히 이집트에서는 관측을 통해서 나일 강의 범람을 예측하기도 하는 등 고도로 발달한 천문학의 면모를 보였다.

고대 그리스 시대, 많은 과학자들이 관찰과 가설, 실험을 통한 과학적 방법론을 사용하여 과학적 학문으로서의 천문학의 기초를 다졌다. B.C. 350년 경 아리스토텔레스는 월식을 관측하다가 달에 비친 그림자가 둥글다는 것을 발견하고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천체론에 서술하였고, B.C. 135년경 히파르코스는 별의 겉보기 밝기를 기준으로 1등급부터 6등급까지 나누는 체계를 세우기도 했다. 이후 2세기 경 프톨레마이오스는 고대 그리스 천문학을 집대성, 이후 중세 천문학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대표적인 것으로 프톨레마이오스 천동설을 들 수 있는데, 이는 16세기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반증되기 전까지 중세 과학관 전반에 널리 퍼져 있었다.

망원경의 발명 이후, 서양의 천문학은 관측을 토대로 하여 그 법칙 발견에 더욱 주안을 두게 되었다. 특히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목성의 위성인 이오, 가니메데, 에우로파, 칼리스토를 발견하게 되면서 천동설이 붕괴되는 시점이 되기도 했다.

갈릴레이 위성들. 왼쪽부터 차례로 칼리스토, 가니메데, 에우로파, 이오. ⓒ. http://astro.kasi.re.kr/
갈릴레이 위성들. 왼쪽부터 차례로 칼리스토, 가니메데, 에우로파, 이오.
ⓒ. http://astro.kasi.re.kr/

 

동양, 하늘과 인간의 긴밀한 관계

동양에서도 천문학은 가장 먼저 시작된 학문이었다. 충청북도 청원군의 중기 청동기시대 고인돌 유적에서 출토된 돌판에는 크고 작은 구멍 60개가 새겨져 있었으며, 이 구멍들은 북극성 근처의 별자리들을 나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하늘 그림으로 북극성 주변의 별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 http://egloos.zum.com/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하늘 그림으로 북극성 주변의 별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 http://egloos.zum.com/

동양에서 하늘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인간의 삶은 하늘에 달려 있다는 상제천(上帝天) 개념으로 이를 대표할 수 있다. 인간의 운명은 우주의 운행 속에서 결정된다고 믿었으며,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하늘의 운행을 관측하는 여러 국가 기구들이 생겨났다. 특히 임금을 천체에 비유하는 일이 많았다. 논어 위정편 1장에도 북극성을 임금에 비유하는 구절이 등장하며, 여러 고전문학을 살펴보면 천자를 자미성1)으로 칭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우리나라에서 임금은 해로 상징되기도 하여, 일식이 일어나면 불길하게 여기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동양에서 천문학은 자연스럽게 역법의 성격을 띠면서 발달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를 예로 들면, 고려의 서운관이나 조선의 관상감 등 여러 기관들은 주로 관측을 통해 그해 농사의 행방을 예측하고, 일식과 월식의 예측으로 행불행을 따지곤 했다.

동양에서 하늘은 이렇게 단순한 관측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과 같이 숨쉬는 살아있는 존재로서 받아들여졌다.

 

지금 우리의 하늘

동양에서건 서양에서건, 천문학은 그 시대 사람들의 소망과 일생, 그리고 호기심을 담고 있다. 현대의 천문학 역시, 우리들의 호기심을 반영하여 발전중이다.

 

“우주에 만약 우리만 있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겠죠.“

– Contact, 칼 세이건

 

지금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우주의 시작은 어디인지, 그리고 지구 이외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하늘을 보고 있다.

 

글 김현지 (mokuki@naver.com)


1) 북극성, 큰곰자리 부근의 자미원의 별 중 하나를 의미. 과거 중국 천자의 운명과 관련된다고 믿었다.


참고 자료

손영달, 하늘에 그려진 삶의 길, 우리교육, 2014, 110-117쪽
박창범, 이용복, 이융조, 청원 아득이 고인돌 유적에서 발굴된 별자리 연구, 천문학회보, 2000, 25(2), 77쪽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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