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묻힌 비운의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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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간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런던올림픽. 4년간 흘린 땅방울의 결실인 메달의 영광은 스포츠선수들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NASA의 과학자들도 그들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8월 6일 화성에 안전하게 착륙한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그 주인공이다. 경기시간만 무려 8개월. 준비기간도 웬만한 운동 선수 못지 않게 길었다.

 

선수 스펙

이 선수는 인류가 다른 행성에 보냈던 로봇들 중 가장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그렇게나 멀리까지 가는 데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 하고 손바닥 만한 작은 로봇을 생각했다면 오산! 키는 2m가 넘고, 몸무게는 무려 900kg에 달하는 거구의 선수이다. 탐사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몸집 때문에 화성과학 ‘실험실'(Mats Science Laboratory)이 이 선수의 본명. 큰 몸집만큼 밥도 많이 먹어서 수명이 짧은 태양전지판 대신 영화 속 아이어맨처럼 방사성 원소를 이용한 자가발전기도 달고 있다. 특별한 고장만 없으면 반영구적으로 화성 탐사를 할 수 있을 만함 에너지를 가지고 간 셈이다. 어렸을적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던 화성인이 정말로 있는지 궁금해 이 종목에 뛰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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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처럼 독자적인 기술

남자 도마에서 값진 금메달을 거머쥔 양학선 선수를 기억하는가. 도마 역사상 최고 난도인 7.4의 기술을 개발해 세계를 제패했다. 큐리오시티도 양학선 선수 못지않은 독자적인 기술로 화성에 착륙했다. 큐리오시티는 이전에 화성에 보내졌던 선배들보다 훨씬 무겁고 큰 몸집 때문에 새로운 착륙방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스카이크레인(sky crane)이라는 방식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는 탐사선을 긴 줄에 대롱대롱 매달고 연료를 아래쪽으로 분사시켜 속도를 줄인 후 착륙하는 방법이다. 연료도 적게 들면서 분사되는 연료에 탐사선이 다칠 염려도 없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사실 방식이 어떻게 됐든 간에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화성에 있는 탐사선과 신호를 주고받으려면 10-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시간 조종이 불가능해 정교하게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알아서 착륙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데, NASA의 과학자들은 이를 바늘구멍으로 통과 해 착륙하는 것 같다고 비유했다. 수억km 떨어진 외딴곳에 소형차 한 대를 안전하게 보낸다고 생각하면 좀 와닿을지 모르겠다. 몇몇 과학자들은 착륙에 성공하고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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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도전할 종목

사실 이 선수는 착륙이 주종목이 아니다. 목표가 화성의 생명체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착륙은 연습할 기회가 없어서 이번에 처음 해봤다나 뭐라나. 어쨌든 앞으로 도전할 종목들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생명체, 혹은 생명체의 흔적을 조사

2. 화성에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는지 조사

3. 과거의 화성은 어떠했는가를 알기 위해 기후와 토양을 조사

4. 인간의 화성 여행 준비

어떤가. 탐사선의 규모만큼이나 거창하고 멋지지 않은가? 우주에 대한 인류의 가장 큰 의문 중 하나였던 ‘우리는 이 우주에서 유일한 생명체인가?’ 하는 물음에 가장 직접적인 도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이 로봇 하나가 그에 대한 아주 간단하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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