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생애를 단편적으로, 혹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문학 작품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우주 역시 그러하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우주도 살아있으며, 자신의 삶을 위하고 있고 140억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신만의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는 법이다. 이 이야기의 오프닝을 빅뱅이라 한다면, 과연 엔딩은 무엇일까? 이 에선 우주의 엔딩에 대해 스포일러를 해보겠다.

 

엔딩 #1. Big 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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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들이 예상한 우주의 엔딩 시나리오 중 하나인 Big Crunch (빅 크런치)에 따르면 현재 우리의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팽창하는 속도가 느려지다가 수축하기 시작하여 최후에는 모든 우주의 물질들이 모여 한 개의 블랙홀을 만들게 된다. 빅 크런치를 확장시킨 시나리오로 Big Bounce (빅 바운스)가 있다. 이는 우주가 빅뱅과 빅 크런치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리의 우주에겐 조상이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빅 크런치 이론은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주는 팽창하는 속도가 느려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이 현상을 암흑에너지(Dark Energy)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암흑에너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것이 없기에 과학자들은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아직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엔딩#2. Big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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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Rip (빅 립)은 우주의 또 다른 엔딩 중 하나이다. 이 시나리오에 의하면 우리의 우주를 팽창시키는 암흑 에너지의 양이 과도하게 많아, 중력으로 묶여 있는 은하군1) 내의 은하들을 시작으로 은하 내의 별, 별에 묶여 있는 행성 그리고 분자, 마지막으로 원자까지 차례대로 찢어져버리게 된다. 빅 립이라는 이름과 잘 맞아떨어지는 우주의 최후가 아닌가 싶다.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알기 위해선 우리 우주 내에 암흑에너지가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로는 암흑에너지의 양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하지만 만약 암흑에너지 양을 정확히 알아낸다면 우주의 종말인 빅 립이 언제 일어날지 알아낼 수 있다.2) 이를 이용해 빅 립을 처음으로 제안한 학자, Robert Caldwell은 어떤 특정한 암흑에너지의 양을 가정하여 빅 립 시나리오를 자세히 기술하기도 했다.

엔딩#3. Heat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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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 Death(열적 죽음)은 현재 가장 유력하게 여겨지고 있는 우주의 엔딩 시나리오이다. 우리의 우주가 빅 크런치, 빅 립 둘 다 일어나지 않고 평화롭게 팽창하게 된다고 해보자. 점차 시간이 흘러가면서 우주는 너무나도 평화로운 상태로 유지된다. 모든 곳에서 온도가 똑같아지기 때문에 열의 이동도 일어나지도 않는다. 별들도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원래 존재하던 별들은 하나하나씩 블랙홀이 되고 블랙홀은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그 블랙홀마저 호킹 복사3)에 의해 다 사라진다. 결국 우주 내에는 몇몇 기본 입자들만이 존재할 것이다.  이와 비슷한 시나리오로 Big Freeze(빅 프리즈)가 존재한다. 우주가 계속 팽창하면서 온도가 계속 감소하여 결국은 절대 온도4) 0도에 이르게 되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시나리오이다.   그렇다면 열적 죽음이 나타나는데 예상되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앞에서 블랙홀들이 호킹 복사에 의해 다 없어진다고 이야기하는데, 우리 은하의 질량을 가지는 블랙홀이 사라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약 10100년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종말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함을 알 수 있다.5)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 <최후의 질문>이 열적 죽음을 다루고 있다. 만약 관심이 생긴다면 한 번 읽어보도록 하자.

우리 우주는 이러한 예상들을 뒤집는, 마치 영화 같은 반전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 http://www.kobis.co.kr/
우리 우주는 이러한 예상들을 뒤집는, 마치 영화 <식스 센스>같은 반전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 http://www.kobis.co.kr/

 

이 세상에 원한 것은 없는 법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큰 우주도 결국은 끝을 맞이하게 된다. 별들 그리고 까만 하늘까지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우주의 결말은 앞에서 살펴본 시나리오가 아닌, 예상을 깨는 반전을 보여줄 수도 있다. 반전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아니면 앞서 말한 3가지 시나리오의 결말대로 흘러갈 것인지 추리하는 재미를 가져보는 것도 언뜻 보면 무시무시할 우주 종말 스토리를 유쾌하게 생각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일 것이다.


1) 은하 여러 개가 모여 하나의 집단을 이루고 있는 것을 말한다. 주로 50개보다 적은 수의 작은 집단을 일컬으며 그보다 더 큰 집단은 은하단이라고 부른다.
2) Robert R. Caldwell, Marc Kamionkowski, Nevin N. Weinberg, Phantom Energy and Cosmic Doomsday
3) 스티븐 호킹이 처음으로 주장한 것으로 블랙홀이 물질을 빨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을 내보내기도 한다는 이론이다. 호킹 복사에 의해 블랙홀은 질량을 잃게 된다.
4) 물질의 특이성에 의존하지 않는 온도를 일컫는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섭씨 온도에서 273.15도를 더하면 바로 절대온도가 된다. 단위는 K(캘빈)을 쓴다
5) Don N. Page,  Particle emission rates from a black hole: Massless particles from an uncharged, nonrotating hol

[참고문헌]
http://map.gsfc.nasa.gov/universe/uni_fate.html
http://www.physicsoftheuniverse.com/topics_bigbang_bigcrunch.html
Robert R. Caldwell, Marc Kamionkowski, Nevin N. Weinberg, Phantom Energy and Cosmic Doomsday
Don N. Page,  Particle emission rates from a black hole: Massless particles from an uncharged, nonrotating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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