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식량의 역사와 현재
ⓒ. https://www.youtube.com/watch?v=4exaXdPKS3Y
ⓒ. https://www.youtube.com/watch?v=4exaXdPKS3Y

예로부터 인간은 생존을 위해 음식을 먹어 왔다. 그리고 ‘불’과 ‘굽기’라는 조리법이 개발된 이래 수많은 음식 조리법이 탄생했고, 덕분에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에도 열광하는 만큼 음식은 우리에게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1961년 유리가가린의 1시간48분간의 우주비행에 성공하면서 인류는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기쁨과 설렘도 잠시, 우주비행시간이 점차 늘어나자 다시 우리는 최소한의 영양을 공급받기 위해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음식을 먹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다행히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한 결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우주인의 생존이 아닌 혀의 즐거움을 고려하여 맛있고 건강한 식단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우주에서 간단한 요리나 농사도 가능해졌다.

 

우주식량의 역사

1961년부터 1963년까지의 머큐리 프로젝트(Mercury Project) 같은 우주개발 초기에는 치약과 같은 모습의 알루미늄 튜브에 반 액체 상태 수프나 한 입 크기의 큐브, 냉동 건조된 가루 형태의 음식들만 먹을 수 있었는데, 굉장히 맛이 없었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튜브 형태의 우주식량은 거의 대부분 이 때 개발된 것이다. 이후 1961년부터 1966년까지 달 착륙을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인 제미니 미션(Gemini Mission)에 이르러 젤라틴으로 코팅된 한 입 크기의 큐브나 특수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이 되었고, 메뉴도 새우칵테일, 치킨, 야채, 버터 스코치 푸딩, 사과소스 등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발전되었다. 하지만 젤라틴 코팅은 입천장에 들러붙기 일쑤였고, 기름이 굉장히 많아 지방변증1)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맛도 지구에서의 음식에 비하면 형편없었다고 한다. 1969년부터 1972년,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딛게 된 아폴로 프로그램(Apollo Program)에서는 따뜻한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냉동 건조된 음식을 쉽게 복원할 수 있게 되었고, 맛과 종류가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을 최초로 숟가락을 이용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철저하게 육류위주의 식사를 제공했는데, 아폴로 프로그램에서 비행시간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탓이다. 소화율이 거의 100%까지 이르는 육류에 비해 브로콜리나 양배추, 콩에 들어있는 다량의 식이섬유는 한 벌밖에 없는 우주복을 벗지도 못하고 며칠이나 비행하는 비행사들에게 ‘활발한 배변활동’이라는 매우 불쾌하고 곤란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이하 ISS) 시대가 시작되고 큰 식당과 테이블을 사용할 수 있게 되자, 발걸이에 발을 걸고 고정된 자세에서 숟가락, 포크, 나이프를 이용해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우주인을 위한 화장실이 생김에 따라 음식 종류의 제약이 거의 사라지게 되면서 메뉴도 수십여 가지 이상으로 증가했고 냉동/냉장이 가능해져 이전과는 다르게 따로 조리를 하지 않아도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우주식량의 제조공법이 매우 간단해져 가격이 싸지고, 심지어는 지구상의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우주식량을 구매 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는 우주식량 아이스크림, 식감은 약간 마시멜로에 가깝다고 한다.http://www.superfuntimegifts.com/products/astronaut-ice-cream 에서 구매가능 ⓒ. http://www.superfuntimegifts.com/products/astronaut-ice-cream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는 우주식량 아이스크림, 식감은 약간 마시멜로에 가깝다고 한다.http://www.superfuntimegifts.com/products/astronaut-ice-cream 에서 구매가능
ⓒ. http://www.superfuntimegifts.com/products/astronaut-ice-cream
우주에서의 조리법

우주식량은 대부분 냉동 건조되어 보관기간을 비약적으로 늘린 것이 특징이여서 음식을 먹을 때에는 컵라면처럼 포장지 한쪽에 따뜻한 물을 넣어 잘 주물러서 복원시켜 먹는다. 하지만 모든 음식을 이렇게 먹지는 않는다. 심지어 다른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ISS에는 중력이 없어 조리법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요리는 보통 서로 다른 음식을 조합하거나 본부에서 보내준 따로 멸균 포장된 음식을 조립(?)해서 만드는데, 2010년 2월 Soichi Noguchi 라는 일본인 우주비행사가 마른 김에 밥을 말아 김밥2)을 만들어 먹는 것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해 최초의 우주 초밥 요리사로 활약하기도 했다.3)

최초의 우주초밥 요리사 Soichi Noguchi (우리가 매일 먹는 김밥이랑 다를 것은 없어 보인다. ⓒ. https://www.emaze.com/@AOQOFZTF/Space-Food
최초의 우주초밥 요리사 Soichi Noguchi (우리가 매일 먹는 김밥이랑 다를 것은 없어 보인다.
ⓒ. https://www.emaze.com/@AOQOFZTF/Space-Food

2015년 6월에는 이탈리아 여성 우주비행사인 Crsamantha Cristoretti가 토르티아를 만들어 먹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둥둥 떠다니는 음식이나 식기를 일일이 잡고, 벨크로(일명 찍찍이)로 식탁에 고정 시키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완성된 토르티아를 보면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4) 심지어 우주공간에서 가열도 가능하다. 대신 우주에서는 불을 이용해 가열하는 것이 아니라 방사선으로 음식을 데우는데,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멸균이다. 우주공간에서는 같은 균이라도 돌연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매우 높으며, 이에 감염되면 치료법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우주인들은 균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다. 그렇기 때문에 방사선을 이용해 만에 하나라도 남아있을 세균을 없애 버리는데, 작년 추수감사절에 ISS에 특식으로 제공된 칠면조도 멸균 처리가 되어 제공된 후 다시 가열되어 따뜻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에는 후식으로 커피 한 잔의 여유까지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의 커피제조업체 라바짜와 우주식량 제조업체인 아르고텍이 개발한 ‘ISS프레소’ (아이에스에스프레소)라는 커피머신은 무중력 상태에서 작동되며, 커피의 증기가 밖으로 배출되어 기계를 부식시키는 일이 없도록 안으로 흡수하는 구조이다. 추출된 커피는 공중에 떠다니지 않게 비닐 팩으로 포장되어 추출된다. 이 커피머신을 이용해 우주인들은 맛있는 원두커피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우주에서의 농사

최근에 ISS에서 상추 재배에 성공했다. 현재의 기술로 보존기간이 가장 긴 우주식량도 3년 이내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비행을 위해서는 우주선에서 직접 식량을 재배해야 한다. 상추는 식물 중 생장기간이 매우 짧고 쉽게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정되었고, 재배 방식은 배지를 이용한 수경재배이다. 우주공간에서는 중력이 없어 식물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배지라는 인공 배양기의 한쪽 면에 토양을 대신할 스펀지를 깔고, 스펀지를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며 3원색5)의 광원을 비춰주어 광합성을 유도한다.

ISS에서 재배되는 상추 아래에는 젖은 스펀지가 깔려있다. ⓒ http://revistagalileu.globo.com/Ciencia/Espaco/noticia/2015/08/astronautas-da-iss-comem-pela-primeira-vez-alface-cultivada-no-espaco.html
ISS에서 재배되는 상추 아래에는 젖은 스펀지가 깔려있다.
ⓒ. http://revistagalileu.globo.com/Ciencia/Espaco/noticia/2015/08/astronautas-da-iss-comem-pela-primeira-vez-alface-cultivada-no-espaco.html

이렇게 재배된 상추는 급속 냉동 – 건조 과정을 거친 후 지구로 내려 보내져서 여러 가지 검사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제 우주인들은 ISS 내에서 상추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상추가 모든 영양소를 공급해 줄 수는 없기 때문에 점차 생장기간이 길고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을 공급할 수 있는 당근과 감자부터 땅콩이나 견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물의 재배를 시도하게 될 것이다. 사실상 미래의 우주식량인 셈이다. 이렇게 연구한 데이터와 기술은 지구인이 다른 행성에 정착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영화 ‘마션(2015)’의 주인공처럼 화성산 감자를 먹는 것이 현실이 될 수도?

미래의 우주식량을 재배중인 할리우드의 민폐이먼(?) ⓒ. 영화 [마션]
미래의 우주식량을 재배중인 할리우드의 민폐이먼(?)
ⓒ. 영화 [마션]

최근 우주여행의 상용화를 계획하는 X-Space사의 우주 택배 서비스가 NASA와 계약을 맺었고, ISS에 커피머신을 선물한 두 회사의 다음 목표는 아이스크림 머신을 개발해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우주는 더욱 친숙해지고, 우주여행의 상용화는 우리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우주식량 또한 치약의 형태에서 시작해서 직접 재배하여 얻기까지 많은 발전이 있었고, 점차 지구에서의 밥상과 비슷해지고 있다. 아직은 지구에서 먹는 음식이 훨씬 맛있겠지만, 가까운 미래에서는 우주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오는 여행패키지가 생겨 지구의 푸른빛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1)  대변에 수분이 많은 설사와 달리 기름이 많아 질척거리게 되는 현상(우주다큐 –세계사 388p 인용)
2)  하지만 인터넷 중계에서는 초밥(Sushi)으로 표현되었다.
3)  영상은 https://www.emaze.com/@AOQOFZTF/Space-Food 에서 볼 수 있다.
4)  영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gRllv78Gax8 에서 볼 수 있다.
5)  빨강색, 파랑색, 초록색의 LED를 사용한다.. 사진의 상추가 보라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식물이 광합성에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초록색 파장을 약하게 비추기 때문.


참고 자료

Space Food – Nasa(NASA Fact / Lyndon B.Johnson Sapce Center / FS-2002-10-079-JSC)

http://news.donga.com/3/all/20140620/64447603/1

우주다큐 / 세계사 / 메리로치

http://www.nasa.gov/feature/dual-gemini-flights-achieved-crucial-spaceflight-milestones

http://news.joins.com/article/17629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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