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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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안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사람들은 옷, 머리, 화장 등 여러 방법으로 어려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실제로 이러한 것들은 큰 효과를 발휘한다. 정장보다는 후드 티가, 진한 화장보다는 옅은 화장이 어려 보인다.
    은하에도 동안이 있다. 은하들은 어떨 때 어려 보일까? 은하 세상에서 정장과 후드 티, 진한 화장과 옅은 화장의 역할은 무엇이 맡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별에게도 청춘이 있다.

    청춘(靑春)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푸른색은 젊음의 상징이다. 푸른색은 신선함과 생동감을 준다. 반대로 붉은색은 성숙함을 상징한다. 붉은 립스틱이나 매니큐어가 주는 이미지는 소녀보다는 숙녀에 가깝다.
    은하도 마찬가지로 젊을수록 푸른색을 띄고 나이가 들수록 붉게 보인다. 이는 은하의 온도와 관련이 있다. 흔히 붉은색은 뜨거움과, 푸른색은 차가움과 연결되는데, 실제로는 푸른색이 더 높은 온도의 빛이다. 촛불에서 붉게 보이는 바깥쪽 보다 푸르게 보이는 안쪽이 더 뜨거운 것과 같이, 푸른 은하가 붉은 은하보다 더 뜨겁다.
    그렇다면 은하의 온도가 높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은하는 별들이 모여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별의 온도에 따라 은하의 온도가 결정된다. 별은 내부의 연료를 태워서 빛을 내는 불덩어리인데, 별이 뜨겁다는 것은 연료를 활활 잘 태우고 있고 크기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보는 별의 온도는 내부에서 만들어진 열이 표면으로 얼마나 진하게 세어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만들어진 열에 비해 크기가 너무 크다면 표면적이 넓어져서 나오는 열의 세기가 옅어진다.
    별들은 젊은 시기에 열을 많이 만들 뿐 아니라 크기가 비교적 작기 때문에 표면온도가 높게 유지되어 푸르게 보인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크기가 커져서 표면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점차 붉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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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그란 얼굴은 인간에게는 동안의 조건이지만 은하에게는 연륜의 상징이다.

    어린 아이들의 얼굴은 대부분 동글동글하다. 자라면서 v라인이 되거나 달걀형, 사각형 등 그 형태를 갖춰간다. 뼈나 근육의 성장, 습관, 혹은 의학적 노력(!)에 의한 결과이다.
    그러나 은하는 젊을수록 모양이 섬세하다. 젊은 은하의 별들은 마치 유치원생이 줄지어 다니듯 은하 중심을 규칙적으로 회전한다. 그 결과 별들이 줄을 서있는 모양 대로 나선 팔이 만들어지고, 때때로 중심부에 별이 밀집된 형태의 막대가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이 살면서 모진 풍파를 겪듯, 은하 역시 긴 생애 동안 많은 일을 겪는다. 작게는 내부의 폭발부터 크게는 다른 은하와의 충돌까지도 겪게 되는데, 얌전하게 줄지어 다니던 별들은 이러한 풍파를 겪으면서 흐트러지고 엇나간다. 풍파를 겪은 별들은 더 이상 나선 팔을 만들지 않고 제멋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은하는 점차 마구잡이로 별이 섞여있는 형태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은하 중심을 회전하기 때문에 둥그스름한 타원형이 된다.

     

     

    은하들에게 금은보화는 부가 아닌 젊음의 상징이다.

    귀걸이, 목걸이 등 각종 귀금속들은 예부터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이었다. 왕실이나 귀족들은 자신들의 높은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이러한 것들을 이용해 왔다. 은하들은 금속을 이용하여 자신의 젊음을 드러낸다. 귀금속을 치렁치렁 가진 은하들일수록 젊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은하용’ 귀금속은 인간의 그것과는 다르다. 천체들이 가진 금속은 단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일컫는 말이다. 즉,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모든 원소들은 금속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금속들은 조상 별들이 남긴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별들이 일생 동안 내부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금속들이 만들어 지고, 별이 죽을 때 세상 밖으로 튕겨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금속들은 다음 세대 별이 만들어지는 씨앗이 된다. 새로 태어난 별은 선조들의 유산을 물려받아 금속을 치렁치렁 달고 태어나는 것이다. 인간과 달리 별들은 물려받은 유산을 탕진하지 않고 오히려 불려서 후손들에게 물려준다. 그 결과 세대가 거듭될수록 별들이 가진 금속들은 점차 늘어나기 때문에 할아버지보다 손자가 금속을 더 많이 가지게 된다.
    인간은 나이 듦을 숨기려고 애쓴다. 그러나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경험과 여유가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일이다. 은하 역시 나이 듦이 겉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우리가 은하의 형성과 진화, 나아가서는 우주의 기원까지도 연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젊음은 좋은 것이지만,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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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내용은 은하 나이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이며,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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