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 걸음은 한 사람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하나의 큰 도약이다.

–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

아폴로 음모
아폴로 음모론 CREDIT : NASA, Apollo 17
아폴로 음모론 <그림 클릭> CREDIT : NASA, Apollo 17

매번 모습을 바꾸어가며 밤하늘에 밝게 빛나고 있는 천체 달, 이러한 달은 인간에게 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달에 항아라는 미모의 선녀가 산다고 믿었으며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달의 정체를 밝히고자 달에게 나타나는 모습에 관해서 자료를 남기기도 하였다. 이러한 인류의 호기심은 계속 이어져왔고,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달로 이끌게 된다. 1970년이 되기 이전에 인간을 달로 보내겠다고 공언했던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말이 1969년 7월 20일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게 되면서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암스트롱과 울드린은 달에 착륙한 후 약 2시간 반 동안 달의 표면에 성조기를 세우고 사진촬영을 하였고, 지진계와 레이저 반사경 등 여러 과학 장비를 설치하고 22kg의 달 암석과 토양 샘플을 채집한 후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데 성공하였다. 인간의 오랜 호기심과 꿈이 마침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동안 갈 수 없는 곳이라 믿어졌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아폴로 11호의 성공에 의문을 품고 음모론을 제기한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달에 다녀왔다.

달은 당신의 생각보다 밝다.

찰흑같은 우주 공간에 덩그러니 떠있는 잿빛의 암석 덩어리, 달을 떠올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처럼 매우 어둡고 차가운 모습을 상상한다. 달은 매우 어두울 것이라는 오해를 갖고 있는 상태로 아폴로 미션을 바라본다면 매우 어색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달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밝다. 달은 태양 빛을 그대로 반사하여 우리에게 비춰준다. 회백색의 흰 암석으로 둘러싸인 달은 태양 빛을 반사하는 거대한 반사판인 셈이다. 음모론자들이 주장했던 태양 이외의 추가적인 조명장치는 바로 달 그 자체였던 셈이다. 달 표면에서 반사된 태양 빛이 사방으로 비추고 있다. 우주인이 태양을 등진 우주선의 그림자 안으로 숨는다 하더라도 그 앞의 달 표면에서 빛을 비추기 때문에 우주인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렇게 바닥의 자체 조명으로 가득찬 달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셔터를 오래 열 수 없다. 달의 바닥이 워낙 밝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카메라 셔터를 오래 열어 놓게 되면 필름에 빛이 과하게 들어가게 되며 사진이 상하게 된다. 즉 달 위의 우주인을 제대로 찍기 위해서는 사진을 “찰칵”하고 짧게 찍어야한다. 배경의 흐릿한 별은 포기할 수 밖에 없다. 하늘이 맑을 때 한번 성능 좋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별을 찍어보자. 분명 눈으로 볼 때는 별이 선명하게 보이지만, 셔터를 오래 열지 않는 스마트폰의 카메라는 별을 찍지 못한다.

달은 당신의 생각보다 불친절하다.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착륙한 후 가장먼저 한 일은 달의 표면에 성조기를 세우는 일이었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꽂혀있는 국기들처럼 성조기가 바람에 펄럭인다면 매우 멋있는 장면이 연출되겠지만 안타깝게도 달에는 바람이 불지않는다. 따라서 달의 표면에 세운 성조기는 달의 중력으로 인해 밑으로 쳐져야 한다. 하지만 당시 달 표면에서 펄럭이는 모습의 성조기를 원했기에 기가 쳐지지 않도록 기의 윗부분에 고정봉을 이용해 깃발부분을 고정했으며 아랫부분에는 줄을 넣어 약간 울게 함으로써 바람에 펄럭이는 듯 그럴듯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 또한 얼핏보면 바람에 펄럭이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진공상태이기 때문에 진자운동에 의해 좌우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달 탐사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성조기가 흔들리는 것을 근거로 이 장면이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영상을 보면 성조기 밑의 흙과 먼지는 움직이지 않고 성조기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것이라면 흙과 먼지 역시 바람에 날려야 할텐데 말이다.

아폴로 미션에서 사용된 성조기를 잘 보면 멋진 연출을 위한 가로 봉이 깃발에 끼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NASA는 우주 공간에서 깃발이 멋지게 펼쳐질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CREDIT : NASA, Apollo 11
아폴로 미션에서 사용된 성조기를 잘 보면 멋진 연출을 위한 가로 봉이 깃발에 끼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NASA는 우주 공간에서 깃발이 멋지게 펼쳐질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CREDIT : NASA, Apollo 11
달은 당신의 생각 보다 중력이 작다

영상속도를 빠르게 돌리면 지구 같다?

영상의 속도를 빠르게 했더니 지구와 흡사한 모습이 보인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1/6수준으로 중력가속도가 훨씬 작다. 따라서 달 위에서 뛰거나 떨어지는 물체들은 모두 지구에서보다 약 2.4배 정도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달의 모습을 당연히 빠르게 재생한다면 지구에서 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빠르게 돌린 영상도 지구에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영상 속의 흙먼지들은 지구에서와는 다르게 바람에 날리다가 떨어지지 않고 앞으로 툭툭 떨어지고 있다. 이는 영상이 촬영된 곳이 대기가 없는 달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왜 로켓의 분사자국이 보이지 않는가?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착륙선을 낚싯줄에 매달아 연기한 것이기 때문에 로켓의 가스 분자 자국이 남지 않은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지구에서 우주로 발사되는 로켓의 모습을 연상했기에 생긴 오해이다. 로켓과 달리 착륙선은 달에 착륙하지 않고 계속 궤도를 돌고 있던 사령선에 무사히 도달할 정도의 에너지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앞서 말했듯이 달의 중력은 지구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지구에서보다 훨씬 더 적은 에너지로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 또한 달은 과거 마그마가 굳어 생긴 거대한 암석이므로 표면이 단단하다. 따라서 이 정도로 작은 에너지로는 분사 자국을 크게 만들기 어렵다.

그렇다면 달에서 점프하는 우주비행사들은 왜 높이 점프하지 못하는가?

달의 중력이 작다면 우주비행사들이 점프하였을때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복의 무게만 하여도 약 80kg에 다다르며 이는 달에서 약 13kg이다. 거기에 우주비행사의 무게를 합치면 달에서 점프하여도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갈 만큼 가볍지 않다. 따라서 아무리 중력이 작은 달이지만 우주비행사의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기에 높이 올라갈 만큼 큰 속도를 내기 힘들다. 게다가 무릎관절을 구부리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아쉽지만 달에서 점프한다고 한들 폴짝폴짝 뛰지 못하는 것이다.

달은 당신의 생각보다 낯설다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이며, 매일 밤 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달에 대해 많이 친숙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달을 생각할 때 지구의 지형과 상태를 그대로 적용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지구에서는 지평선의 경계를 이렇게 선명하게 보기 어렵다. 지구에서는 더 멀리 있는 물체를 볼 수록 우리 시야를 흐리게 하는 대기의 두께도 더 두꺼워진다. 그래서 멀리 있는 산의 경계가 흐릿하다. 하지만 달에는 우리의 시야를 방해하는 대기가 없다. 멀리 있는 물체는 크기만 작아질 뿐 흐릿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달에서 찍은 사진의 지평선 경계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또한 달에는 대기가 없기 떄문에 독특한 지형을 갖게 된다. 지구의 대기는 우리가 숨쉴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웬만한 운석 충돌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어느 정도 작은 돌맹이들은 꽤 자주 지구로 떨어지고 있지만, 대기를 통과하면서 마찰로 인해 대부분 타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무사히 살 수 있다. 하지만 달은 작은 운석 충돌조차 막아낼 대기가 없다. 충돌하는 족족 모두 표면에 자국을 남긴다. 이렇게 울퉁불퉁한 달의 표면 위에 그림자가 나란하게 그려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달은 당신의 생각보다 안전하다

태양과 같은 별들은 내부의 자전하는 핵에 의해 주변에 강한 자기장을 형성한다. 별은 하나의 거대한 MRI장비인 셈이다. 다행히 지구도 내부 핵으로 스스로 자기장을 만들어, 태양의 강한 자기장을 튕겨내며 지구 생명체를 보호한다. 지구가 막아낸 태양의 방사능은 지구를 도넛처럼 둘러싸고 맴돌게 된다. 이 방사능 도넛을 ‘밴 앨런 대(Van ellen belt)’라고 부른다. 음모론자들은 이 ‘밴 앨런 대’의 존재를 근거로 인간이 방사능으로 가득찬 길목을 무사히 통과할 수 없기 떄문에 우주 여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방사능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지구를 감싸고 있는 방사능은 그다지 무서운 방사능이 아니다.

지구를 둘러싼 도넛에 들어있는 방사능은 대부분 알파선과 베타선이다. 알파선은 원자 핵에서 분리된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 즉 우리에게 익숙한 헬륨 원자(He)의 핵이다. 헬륨은 우주에서 두번째로 가장 많은 성분이다. 이 알파선 입자는 매우 무겁기 때문에 A4용지 한 장으로도 막을 수 있다. 베타선은 단순히 햇빛을 받아 원자에서 떨어져 나온 전자의 흐름에 가깝다. 베타선 입자는 속도가 빠르지만 전하를 띄고 있어, 페트병같은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도 튕겨낼 수 있다. 두꺼운 우주복이 이런 연약한 방사선을 막아내지 못할리가 없다. 게다가 우주 여행 동안 방사능 도넛을 통과하는 시간은 매우 짧기 때문에 방사능 피폭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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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주장은 훌륭한 증거가 수반되어야 한다.

– 칼세이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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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확인했듯 아폴로호의 달 착륙이 조작이라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 사진 촬영의 원리와 우주 환경의 특징을 오해하며 벌어진 에피소드일 뿐이다. 아폴로 우주인들은 달에 다녀왔다는 가장 간단하고 명쾌한 답을 굳이 피하면서 더 어렵고 복잡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닐 암스트롱 이후 인류는 5번이나 더 달에 착륙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아폴로 11호 미션만이 유일하게 달에 착륙한 미션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보니 이후 미국이 다른 나라의 달 탐사를 방해하고, 달에 대한 접근을 막는다는 소설까지 덧붙게 되었다.

사실 아폴로 11호가 달에 가기까지 NASA만 아폴로호를 추적하고 있지 않았다. 연락만 가능하다면 어디서든 신호를 잡아내야 하기 떄문에 달이 보이는 세계 곳곳의 천문대에서 아폴로호의 신호를 따라가고 있었다. 영국의 조드럴뱅크 천문대는 아폴로호가 달 표면에 착륙할 때까지 신호를 추적하였고, 아폴로호의 영상을 처음 받은 곳도 미국이 아니라 호주의 파크스 천문대였다. 이후 달에 올라간 유럽, 인도, 일본 등의 달탐사선에서 촬영한 달의 사진에서도 아폴로 착륙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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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미션에 음모론이 따라 붙게 된 건 한 사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자칭 NASA 출신의 로켓팀 핵심 직원이라고 하는 빌 케이싱(Bill Kaysing, 1922~1995)이 1976년 “We Never Went to the Moon(우리는 달에 간 적 없다)”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아폴로 미션의 음모론이 세상에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는 미국이 소련과의 우주경쟁에서 이기고자 거짓으로 달 착륙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이후 많은 달 착륙 음모론자들의 아주 기본적인 인용 도서가 된다. 하지만 사실 케이싱은 NASA의 핵심 인물이 아니라, 로켓팀에서 문서관리를 맡고 있던 사무직이였다. 로켓의 공학적 원리와 천문학적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쓴 이야기라고 이후 밝히기도 했다.

이후 화성 유인 탐사선의 조작 음모를 주제로 한 영화 “가프리콘 원”이 개봉하면서 아폴로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다. 심지어 그 영화의 한 장면을 마치 실제 NASA의 조작 증거로 활용하기까지 한다. 조작설을 조작해서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미국의 풍자 개그 신문 The Onion 에서 닐 암스트롱이 죽기 직전 기자들에게 NASA의 거짓을 고백했다는 장난 기사까지 나오게 되는데, 이것 역시 음모론자들이 자주 인용하게 된다. 조작설 자체가 조작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요즘 미국 사회에서는 아폴로 미션 음모론은 철 지난 가십거리로 여겨진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미국, 유럽, 일본, 인도에 이어 30년 안에 국산 탐사선을 달에 보내겠다고 발표한 한국 정부, 이루어진다면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겠지만, 만일 지금의 국민 정서 그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과연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국 정부의 달 착륙을 믿을까? 오히려 1970년대 미국처럼 자국의 자랑스러운 업적을 내려깎고자 어이없는 것들을 증거로 들이밀며 프로젝트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지 않을까? 이런 사회의 분위기는 국민 정서 그리고 얼마나 과학이 제대로 대중화 되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언젠가 달 그리고 너머 다른 행성에까지 국산 탐사선을 보내 산업과 과학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 기저에는 과학 기술의 수준 뿐 아니라 국민 의식의 수준도 뒷받침 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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