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만들어낸 음악

우주가 만들어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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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가 하는 일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관측’이 아닐까 한다. 이 관측이라는 단어는 볼 관(觀)자에 헤아릴 측(測)자를 쓰는데, 앞의 관의 한자를 보면 천문학자가 하는 일은 주로 우주의 여러 데이터를 ‘보는’ 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의 모습을 꼭 ‘보기’만 해야할까?

천문학자들은 단순하게 우주의 모습을 ‘보는’ 것만 아니라 ‘듣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우주는 진공 상태이기에 소리를 전달할 매개체가 없어 우주에서 소리를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천문학자는 우주의 소리를 듣는 것일까?

 

 

우주의 소리를 듣다

우주의 소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들을 수 있다. 바로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신호, 예를 들어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전자기파들을 음파로 변환시켜 듣는 것이다. 어떠한 신호를 소리로 변환시킨다는 개념이 의아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는 실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병원에 존재하는 심박측정기를 생각하면 된다. 심박측정기의 경우 환자의 심박을 측정하여 그 정도를 표시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호음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우주의 소리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주의 신호를 소리로 변환시키는 이유는 소리로 변환시켜 그 음파를 확인할 경우 그 속에 숨겨진 패턴이나 관계들을 찾기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한 예로 보이저 2호가 토성의 고리를 가로지를 때 보이저 2호에 충격을 가한 아주 작은 유성체를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견한 사례가 있다.

 

 

소리를 음악으로

우리가 우주의 모습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음악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우주의 소리를 음악에 활용하였다.
1992년 Laserlight에서 발매된 ‘The Symphonies of the Planets’은 Ambient음악으로 이루어진 앨범으로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가 태양계를 탐사하면서 수집한 여러 신호를 음파로 변환시켜 이 과정을 통해 얻어낸 소리들을 이용해 여러 음악가들이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시켜낸 것이다.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재는 아쉽게도 생산이 중지되어 찾아보기 힘들지만 인터넷을 통해 이 곡들을 들어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시도로 2013년에 나온 ‘X-Ray Hydra’앨범이 있다. 물뱀자리에 존재하는 쌍성,EX Hydrae에서 둘 중 하나의 별이 다른 별을 끌어당기면서 나오는 X선을 소리로 변환시킨 뒤 이를 편곡하여 블루스, 재즈, 락 발라드등의 다양한 장르의 곡으로 만들어 낸 앨범이다. 홈페이지(http://www.cfa.harvard.edu/sed/projects/star_songs)에서 음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우주의 소리를 음악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여러 음악가들에 의해 시도가 되었는데 그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으로서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음악가인 Fiorella Terenzi가 있다. 그녀는 은하에서 나오는 라디오파를 이용해 음악을 만든다. 1991년에 Island Records를 통해 ‘Music from the Galaxies’ 앨범을 발표하면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CNN이나, Time 잡지 같은 언론 매체들을 통해 소개되었다. Time 잡지에서는 그녀를 칼 세이건과 마돈나를 합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Herbie Hancock, Ornette Coleman등의 음악가와 같이 작업을 했으며 그녀의 곡 중 하나인 Sidereal Apperance는 영국의 유명한 뮤지션인 Massive Attack에 의해 샘플링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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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from the galaxies

 

 

세상에서 제일 큰 악기, 우주

Symphonies of the planet 앨범은 1992년에 발매되었으며 총 5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아래 링크를 통해 곡들 중 하나를 들어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는 우주의 모습을 보는 것 뿐만 아니라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우주의 소리를 통해 음악가들이 만든 음악들을 알아보았다. 악기의 정의가 음악을 연주하는 데 이용되는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는 것을 볼 때, 우주는 세상에서 제일 큰 악기가 아닐까 싶다. 이 악기는 너무 커 우리가 직접 연주해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악기를 천문학자들은 더욱 더 자세히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이 악기를 영원히 연주할 수는 없겠지만 우주라는 악기가 어떤 소리를 낼지는 앞으로 천문학자들이 밝혀낼 것이다.

 
음악 들어보기

Symphonies of the planets CD 1 

Cosmic Time, Fiorella Terenzi

별에서 온 X선을 음파로 변형시킨 후의 소리

편곡을 거친 후의 음악, 보사풍으로 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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