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고의 혜성. 아이손(ISON)혜성이 올해 11월 우리 밤하늘을 방문한다고 한다. 생애 다시 못 볼 대혜성 소식에 천문학자들은 실시간으로 혜성을 감시중이고, 아마추어 천문가들도 혜성 관측을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혜성!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항상 우리와 함께 했던 혜성! 우주라이크와 함께 밤하늘 최고의 축제 혜성을 만나러 떠나보자!

아이손 혜성은 아직은 많이 어둡고 올 11월 초부터 내년 1월까지 맨눈으로 관측 가능할 만큼 밝아진다. 그 사이 11월 28일경 태양에 가장 가까이 지나가는데, 그 순간이 가장 밝지만 태양에 너무 가까워 관측이 어렵다. 태양을 지나간 직후인 12월 초순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일밥-wikipedia.org

 

혜성! 너의 정체를 밝혀라!

핼리혜성-nasa.gov

위 사진은 지구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혜성. 핼리 혜성이다. 영국의 천문학자 애드먼드 핼리는 혜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태양계의 구성원임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그 전까지 혜성은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거나 오로라와 같은 대기 현상으로 오해받아왔다.

 

 

혜성은 지저분한 얼음덩어리

혜성은지저분한얼음덩어리삽화-apod.nasa.gov

밤하늘을 사랑하는 천문인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천체 중 하나로 손꼽히는 혜성. 그러나 혜성의 본질은 아름다움보다는 지저분함에 가깝다. 혜성은 기본적으로 얼음덩어리인데, 순수한 얼음이 아닌 먼지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메탄, 암모니아 등을 포함한 지저분한 얼음이다. 게다가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새하얀 외관과는 다르게 혜성 자체는 아주 시커멓다. 사진의 흰빛은 혜성의 대기와 꼬리의 색깔이지 본연의 색이 아니다. 표면이 타르 같은 시커먼 유기물로 덮여있는 탓에 혜성의 Albedo(표면반사율)는 3%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아스팔트의 Albedo가 7% 수준이니 얼마나 검은지는 말 다했다. 아름답기만 하던 혜성이 얼마나 더러운지 알게 된 후 배신감을 느낀 천문학자들은 혜성에 ‘더러운 눈덩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혜성의 꼬리

꼬리설명-apod.nasa.gov

혜성의 상징은 뭐니 뭐니 해도 예쁜 꼬리다.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가 사람의 마음을 홀리듯 꼬리가 달린 이상한 천체는 천문학자들에게 굉장한 흥미를 끌었다. 혜성은 아홉 개까진 못 되고 두 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다.

혜성도 어쩔 수 없는 얼음덩어리이기 때문에 태양에 가까이 오면 태양의 열기에 조금씩 녹아내린다. 하지만 이 덕분에 혜성은 예쁜 꼬리를 갖게 됐다. 얼음이 녹으면서 그 속에 품고 있던 먼지들을 흩뿌려 자취를 남기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소독차가 소독연기를 내뿜으며 지나가던 모습을 떠올려보자. 이 꼬리를 먼지로 된 꼬리라고 해서 먼지꼬리라고 한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하얗고 굵은 꼬리가 이 먼지꼬리다.

또 다른 꼬리는 이온꼬리라고 부른다. 주로 푸른색을 띠는 이온꼬리는 태양풍(주석)이 혜성에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고에너지의 이온들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온들이 다시 태양풍을 따라가기 때문에 먼지꼬리와 달리 이온꼬리는 항상 태양풍 방향, 즉 태양의 반대방향으로 뻗친다.

태양풍 – 태양에서 바깥으로 방출되는 입자들의 흐름. 태양에서 바람이 불어나오는 것 같다고 해서 태양풍이라고 부른다.

 

 

공포의 혜성

옛사람들은 하늘의 세계가 완벽하고 질서정연한 세계라고 믿었다.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시각, 별자리의 계절별 변화와 같이 항상 예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질서를 거스르는 예측 불가능한 혜성의 존재를 하늘이 내리는 벌이나 불행의 징조라고 받아들였다. 역사 속에서 혜성에 얽힌 비극적인 사연들이 있다.

로마시대 때 핼리혜성이 상당히 많이 출현했다. 로마의 정치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후 혜성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그가 하늘로 승천하는 것이라 믿었고, 이후 네로황제 때는 혜성이 출현할 때마다 하늘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 가장 아끼는 신하들을 죽였다고 한다. 그것도 당시에 별을 연구하던 점성술사의 제안이었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혜성을 불길한 징조로 여겼는데, 특히 조선시대 때는 혜성이 역모나 반역을 예고한다고 생각해 피바람이 부는 일이 많았다. 1456년에 핼리 혜성이 나타난 후 의정부 우찬성인 정찬손과 김질이 단종 복위 계획을 밀고했다. 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곧 처형되고 일부는 후대에 사육신으로 기록된다. 또, 영조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도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고 있던 시기에, 혜성의 계속된 출현으로 하늘의 재앙을 늦추는 방도는 오직 세자께서 몸을 돌이켜 수성하는 데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상소가 올라왔다. 이에 사도세자는 따르겠다했지만, 2년 후 영조 몰래 궁궐을 빠져나가 유람을 즐기는 등 행실을 바르게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더욱더 영조의 미움을 사 결국 1762년 뒤주에 갇혀 사망에 이른다.

이렇게 혜성이 불행을 가져온다는 믿음이 커지자 17세기 폴란드의 한 귀족은 혜성과 역사적 재앙과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400번이 넘는 혜성의 출현과 그 해 일어난 좋은 사건과 나쁜 사건들의 수를 조사하기도 했다. 물론 관계는 전혀 없었다.

우스꽝스러운 사연은 비교적 최근에도 이어진다. 1910년 지구가 핼리혜성의 꼬리를 가로질러 지나가게 되었는데, 혜성의 꼬리에 청산가리의 원료인 시안이 함유되어 있어 지구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얘기가 떠돌면서 일대 소동이 있었다. 혜성에 면역된다는 가짜 알약과 안전한 호흡을 위한 방독면이 불티나게 팔렸고, 자포자기하고 재산을 흥청망청 쓰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하다못해 맑은 공기를 미리 채워둘 물건을 찾아 자전거 튜브를 사재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물론 혜성의 꼬리에는 시안이 들어있지도 않고, 있다고 해도 혜성의 꼬리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진공보다도 더 진공에 가까운 수준이니 안심하자.

혜성면역알약-www.wondersandmarvels.com

그 당시 떠돌던 ‘혜성 면역 알약’의 광고 사진.

 

지구종말-schillerinstitute.org

하늘이 벌을 내리는 모습의 혜성과 허둥지둥 도망가는 사람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그림.

첨단 과학의 시대에도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았다. 1997년에는 거대 혜성 헤일-밥 혜성의 출몰이 예고된 후 외계인 추종단체 회원 39명이 집단자살 했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지구의 종말을 가져 올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일이 불과 16년 전 일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역사 속 재미난 혜성들

태양계의 왕이 누구야?

홈즈혜성-apod.nasa.gov

2007년에 관측된 홈즈 혜성이다. 이 혜성은 개구쟁이 같은 특징이 있는데, 과학자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기 멋대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곤 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본래 밝기에서 백만 배나 밝아지기도 했다고. 하지만 이 녀석의 특징은 이게 끝이 아니다. 밝기만 밝아지는 게 아니라 크기(혜성을 둘러싼 대기의 크기)도 폭발적으로 커져서, 2007년 11월에는 태양보다도 더 큰 대기를 갖게 되었다. 헐. 이 시기엔 ‘태양계에서 가장 큰 천체가 뭐죠?’ 하는 질문에 ‘당연히 태양이죠!’라고 답하기 난감했을 것이다.

 

나보다 긴 혜성 있으면 나와봐!

햐쿠타케-apod.nasa.gov큰 혜성이 있으면 긴 혜성도 있다. 1996년 지구를 방문한 햐쿠타케 혜성이 그 주인공. 그리 크지도 않고 밝지도 않았지만 꼬리가 너무 길어서 유명해졌는데, 꼬리 길이가 무려 3.8AU(주석)나 됐었다. 킬로미터로 환산하면 무려 5억 7000만km! 상상이나 되는가! 이 혜성이 문을 안 닫고 나갔다고 해서 ‘누구 꼬리가 이렇게 길어?’라고 구박 할 사람 없겠지..

AU –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 약 1억 5천만km.

 

저를 잊지 마세요

슈메이커-레비-apod.nasa.gov

핼리 혜성처럼 76년마다, 홈즈 혜성처럼 7년마다 지구를 방문해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는 혜성이 있는 반면, 기나긴 여행길에 갑작스런 최후를 맞는 혜성도 종종 있다. 이 혜성은 그 중에서도 특별하게, 행성에 충돌한 혜성이다. 1994년 목성 근처를 지나가다가 목성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20개도 넘는 파편으로 쪼개져 목성에 충돌했다. 충돌의 여파로 한동안 목성 대기의 한편에 지구만한 크기의 시커먼 멍이 들었다.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은 20여개로 쪼개진 파편들 중 하나만 지구에 충돌했어도 공룡이 멸종했던 것처럼 지구상의 생명체가 전부 멸종할만한 위력이었다는 것. 어쩌면 목성에게 고마워해야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혜성보다 더 아름다운 혜성의 잔해

혜성은 태양계를 여행하면서 태양 근처를 지날 때마다 조금씩 녹아 부스러기를 남긴다. ‘그깟 부스러기 얼마나 되겠어..’ 하며 먹다 남은 과자부스러기를 생각하면 오산! 핼리 혜성의 경우 한 바퀴 공전할 때마다 1억 톤 씩이나 되는 부스러기를 남긴다. 이름만 부스러기지 실로 엄청난 양이다. 이렇게 많은 부스러기를 남기는 까닭에, 지구가 운 좋게 그 부스러기들 사이를 지나갈 때면 지구에 ‘혜성부스러기 비’가 내리게 되는 것. 이를 유성우라 부른다.

매년 볼 수 있는 유명한 유성우는 7개 정도 된다. 유성우마다 원인이 되는 혜성(모혜성)이 달라 부스러기의 양이 다르다. 지구가 지나가는 환경에 따라서도 지구로 떨어지는 부스러기의 개수가 달라져 같은 유성우라도 매년 다른 양의 유성이 떨어진다. 또, 모혜성이 남긴 부스러기의 성분과 부스러기의 속도에 따라 유성의 색깔과 떨어지는 속도도 천차만별. 큰 부스러기를 많이 남기는 혜성의 유성우에는 밝고 굵직한 유성들이 많이 떨어진다. 이렇게 유성우마다, 또 같은 유성우라도 매 해 다른 모습을 보이니 유성우마다 특징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매년 볼 수 있는 유명한 유성우>

유성우 극대기 ZHR(시간당 유성 수) 모혜성
사분의자리 유성우 1월 4일 120 소행성 2003 EH1
거문고자리 유성우 4월 22일 18 대처 혜성
물병자리-에타 유성우 5월 6일 60 핼리 혜성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8월 13일 100 스위프트-터틀 혜성
오리온자리 유성우 10월 21일 23 핼리 혜성
사자자리 유성우 11월 17일 20+ 템펠-터틀 혜성
쌍둥이자리 유성우 12월14일 120 소행성 파에톤

(출처 – 위키백과)

 

유성우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이내 실망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름에서의 오해에서 비롯된다. 유성우(雨)라 해서 비처럼 유성이 떨어질 줄 알았다는 게 대부분. 유성우는 평소에 비해 많은 양의 유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 유성이 비처럼 내리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니다. 꾸준히 많은 양의 유성이 떨어지기로 유명한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도 광해가 없는 시골에서 1분에 1개의 유성을 보기 힘들다. 서울이라면 더더욱 몇 개 보기 힘들다. 그래도 평생 유성 한 두 개 볼 기회가 없는 시대에 ‘별동별 떨어지는 밤’의 낭만을 즐길 기회는 유성우밖에 없다.

 

한국의 사자자리 대유성우-www.astrokorea.com

아주 가끔 이지만 정말 비처럼 쏟아지는 유성우도 있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평소엔 1시간에 20개 정도의 유성을 뿌리는 평범한 유성우지만 33년마다, 즉 모혜성인 템펠-터틀 혜성이 지나간 직후에는 비처럼 많은 유성을 내리기도 한다. 1966년 사자자리 유성우는 시간당 15만개나 되는 유성의 장관을 보여줬다고. 다음 대유성우는 2032년에 다시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진은 ‘세상이 불길에 휩싸였다’라고 표현된 1833년 사자자리 대유성우.

 

혜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것들을 가리킬 때 쓰는 말, 혜성.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과 같이 수식어로 쓰이는 혜성은 하늘에 뜬금없이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아무리 갑자기 등장한다고 해도 혜성도 혜성 나름의 고향이나 기원이 있을 터, 그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곳은 저 멀리 해왕성이 돌고 있는 궤도 바깥 머나먼 곳, 그 구역에서 유명한 천체를 꼽자면 어느새 잊혀진, 행성에서 퇴출된 명왕성이 되겠다.

 

해왕성이 태양계의 끝?!

‘수금지화목토천해’ 태양계를 떠올리면, 흔히 행성들을 떠올리기 마련이고 해왕성 너머의 태양계에 대한 정보는 대중들에게 흔히 알려져 있지 않다. 태양계의 경계를 정의할 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많고 많은 천체들 중에 가장 멀리 있는 천체를 잡으면 그곳이 태양계의 경계가 된다. 이렇게 정의하면 그 범위는 태양부터 명왕성까지 거리의 수천 배나 된다. 즉, 태양부터 명왕성까지 거리의 수천 배나 떨어진 천체도 태양을 주위로 돌고 있다는 얘기이다.

해왕성 너머에 있는 태양계 천체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카이퍼벨트(Kuiper Belt)와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다. 카이퍼벨트는 해왕성 궤도 바로 바깥부터 있는 비교적 가까운(?)구역으로 명왕성도 그 안에 포함되어 돌고 있다. 반면 오르트 구름은 카이퍼벨트와는 스케일이 다르게 수천배 멀리 떨어져 있으며,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 거리의 4분의 1이나 된다.

혜성은 보통 태양으로부터 먼 곳에서 출발해서 긴 타원 궤도를 그리며 태양으로 온다. 그리고 태양을 반환점으로 스치듯이 돌아서 다시 멀어지는데, 다시 돌아오는 것들도 있고, 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것들도 있다. 혜성의 주기는 200년을 기준으로 그보다 짧은 것을 단주기 혜성, 그보다 긴 것을 장주기 혜성이라 한다. 보통 카이퍼 벨트는 단주기 혜성의 고향이며, 오르트 구름은 장주기 혜성과 영영 돌아오지 않는 비주기 혜성의 고향이다.

kuiper and oort
 왼쪽이 오르트구름, 오른쪽이 카이퍼벨트의 모습이다. 구형의 외부 오르트구름 가운데 가로 축에 원반 모양으로 희뿌연 내부 오르트구름이 존재하며 아주 작은 중심에 카이퍼 벨트가 고리 모양으로 존재한다. 오르트 구룸과 카이퍼벨트의 사이즈는 약 천배 정도 차이가 난다. 카이퍼벨트와 오르트구름의 크기가 비교가 되는가!

단주기 혜성의 고향을 소개합니다

카이퍼 벨트는 해왕성 궤도인 약 30AU부터 약 50AU까지 퍼져 있는 작은 천체들로 구성된 집단이다. 작은 천체들로 구성된 소행성 집단들은 태양계 여기저기에 분포되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화성과 목성사이의 소행성대(Astroid Belt)이다. 하지만 그 바깥으로도 작은 천체들은 분포하고 있으며 소행성대와 유사하지만 보다 많이, 보다 넓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 카이퍼 벨트이다. 그리고 소행성대와 또 다른 점이 있다면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춥기 때문에 얼음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 얼음들은 물뿐만 아니라 암모니아나 메탄이 얼어 붙어있는 형태이다.

카이퍼 벨트는 비교적 얌전한 부류와 비교적 역동적인 부류가 있다. 얌전한 부류는 고전적 카이퍼 벨트(Classical Object), 또는 cubewanos라고 부르며 42~48AU 부근에 위치해 있고, 비교적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한다. 후자는 산란분포대(Scattered Disk)라고 부르며 궤도경사각과 이심률이 고전적 카이퍼 벨트 천체보다 크다. 이 말은 행성의 궤도가 더 뒤틀려있고 찌그러져있다는 뜻인데, 궤도가 찌그러지고 비틀어져 있다 보니 안쪽의 거대한 행성들에게 가까이 가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거대한 행성들은 중력이 크기 때문에 이들을 잡아당기게 되는데, 이렇게 태양계 안쪽으로 진행 방향을 바꾸면서 태양 쪽으로 날아오는 것이 단주기 혜성이다. 아무래도 역동적으로 놀다보니 거대 행성들의 눈에 띄게 되어 내부 태양계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일이 많은 것이다!

 

재야 고수는 속세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등장하는 법

오르트 구름은 참 멀다. 오르트 구름의 범위를 5000AU에서 크게는 100000AU까지 잡는데, 1광년이 약 63240AU이므로 오르트 구름의 크기는 빛이 약 1년 동안 가야 하는 거리이다. 즉 태양계의 스케일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오르트 구름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작고 어두워서 카이퍼 벨트에 비해 관측이 힘들기 때문에 그 존재가 제대로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네덜란드 천문학자 오르트가 날아오는 혜성들의 궤도를 살펴보면서 원일점을 계산해봤더니 대략 몇 천~몇 만 AU쯤 이므로 그 근방에서 혜성이 될 만한 천체들이 분포한다는 것을 밝혔고 이를 통해 오르트 구름의 존재를 예측할 수 있었다.

구름이라고는 하지만 오르트 구름은 작은 얼음 덩어리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있는 집단이다. (~번, ~위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오르트구름은 도넛 모양의 내부 오르트 구름과 구 모양의 외부 오르트 구름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들의 모양이 다른 것은 바깥쪽일수록 외부의 중력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바다가 달의 중력에 의해 찰랑찰랑 움직이며 밀물과 썰물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태양의 중력이 약한 태양계 최외곽은 그 바깥을 지나는 커다란 가스, 별, 또는 우리 은하핵의 중력에 의해 많이 휘청휘청될 수가 있다. 이 때 바다가 달에게 받는 힘, 태양계 최외각이 은하핵의 중력에 의해 변형되는 힘을 조석력이라고 한다.

조석력, 마음의소리 469화
조석력. 물론 저 조석은 아니지만, 얼굴이 변형되는 것이 조석력과 공통점이 있다.

물체의 각 부분에서 받는 중력의 크기와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물체가 변형되는데, 이렇게 계속 천체들을 휘젓고 가면 원래는 도넛모양으로 돌던 것들의 형태가 뒤틀어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구 모양이 형성 된다. 따라서 카이퍼 벨트나 비교적 가까운 도넛 모양의 고리에서 날아오는 혜성들은 태양계 원반에 비스듬히 날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구 모양의 오르트 구름에서 오는 장주기 혜성들은 모든 방향에서 혜성이 날아온다.

태양계 외곽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던 얼음 덩어리들은 바로 이 조석력이라는 거대한 운명에 의해 휘말려 시끄러운 태양계 내부 속세로 밀려들어가면서, 불현 듯 나타난 재야의 고수처럼 장주기 혜성이 된다. 또는 목성과 같은 거대행성의 인력에 다시 붙잡히게 되면 궤도가 또 다시 수정되어 단주기 혜성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그 유명한 헬리 혜성도 이러한 과정을 밟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다.

조용하고 평온한 태양계 외곽에서 거대 행성들의 입김에 의해 불려나오는 혜성이지만 그 아름다움은 태양계 그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다. 아무리 작고 약한 존재라고 하더라도 그들도 태양계를 무대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낼 기회를 가진다는 것을 보면 태양계는 참 공평한 공간인 것 같다.

 

 

혜성을 왜 연구할까

태양계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
고고학에서도, 지질학에서도, 국사를 공부 해봐도 과거의 참모습을 알아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천문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태양계의 과거 모습을 알아내기 위해 일생을 바쳐 온 천문학자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우주의 비밀에 도전하는 연구가 한창인 현대천문학에서도 아직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직 명확히 알지 못한다. 극지방의 얼음에는 지구의 역사가 들어있다. 눈이 쌓이고 얼음이 얼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간직한 채 누적되기 때문에 얼음층의 단면을 분석하면 현재로부터 과거까지의 기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심지어는 원하는 년도의 날씨나 대기의 성분까지도 알 수 있다.혜성, 그 기원이 되는 카이퍼벨트는 태양계가 형성될 때 함께 만들어졌다. 카이퍼벨트는 태양으로부터 먼 곳에서 형성이 되었기 때문에 열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열이 없어 화학적인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얼음 상태의 혜성은 극지방의 얼음처럼 만들어질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다. 따라서 혜성을 연구하면 태양계의 초기 모습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혜성이 태양계의 살아있는 화석인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앞에서 혜성의 이온꼬리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이온꼬리는 태양풍에 의해 생겨 태양풍이 불어나가는 방향으로 발달하는데, 사실 태양풍이 존재 한다는 사실 자체도 혜성 덕분에 발견했다. 뜨거운 불덩이로만 알았던 태양에서 바람이 불어나온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혜성의 이온꼬리가 항상 태양의 반대방향으로 뻗힌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태양풍의 존재를 예측했고, 이후 태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사실로 밝혀졌다. 지금 태양풍은 태양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별’의 원리를 설명하는 데, 또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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